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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2 TV로만 볼 수 있었던 것을 실제로 만난다면? (3)
2010. 11. 12. 00:30

약 10여년 전, 제약회사에 근무하던 당시 퇴근하려던 차에 옆자리 대리님의 전화가 울렸습니다.
"여보세요? 응, 신랑!"
남편에게 '신랑'이라는 호칭을 쓰던 그 대리님은 대학 과커플로 만나 결혼까지했는데도, 여전히 애정이 남달라보였던 부부였습니다. 중간에 만나시려고 하시나보다 생각하던 순간, 대리님께서 황급히 저에게 건넨 말씀이….
"현옥, 코엑스에 장동건이 떴대! 광고 촬영을 한다는데?"
'오잉?', 연예인을 아주 좋아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지만 장동건이 잘생기긴 했지요.
그래서 연예인 중에 장동건이 제일 잘생긴 것 같다며, 방긋방긋 이야기하던 저를 대리님 신랑분이 기억하신 거지요.
"현옥씨, 빨리 코엑스로 보내! 야, 장동건 남자가 봐도 멋있다! 후광이 장난아니다!"
남자가 봐도 그리 멋있다는 장동건, 저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하긴 순풍산부인과 출연당시 그 볼통통하던 송혜교씨도 당시에 압구정에서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예쁘던데요. 지금은 TV에서 봐도 그 당시보다 훨씬 예쁜데 실제로 보면 얼마나 예쁠까요?
갑자기 연예인들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닌데, 시작이 그렇게 됐네요.
TV에서만 보던 것이 꼭 연예인일 필요는 없지요. 제가 TV에서 보던 것을 실제로 봐서 이렇게 흥분을 하며 글을 쓰는 것은 바로 요놈 때문이에요.


네, 맞아요! 포니!

1976년 1월 본격적인 고유모델 생산 - 포니 생산 개시
현대자동차는 포니 생산 첫해 매월 1,500여대씩 연간 1만 8,000대 생산 계획을 세웠다.
포니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열 주역답게 90%에 이르는 국산화율을 보였다.
첫 출고가격은 220여만원이었다..
 - 현대자동차 역사 갤러리에서 발췌-

이 역사적인 포니 트럭을 오늘 아침 출근길에 만났어요.
TV 프로그램에서 이십몇년을 이 차를 직접 수리해서 타고다니신다는 분을 본 적은 있지만, 포니를 타고 실제 주행하는 차를 만나긴 처음이었어요.
신랑과 동시에 '엇!', '포니다, 포니!'를 외쳤어요.
마침 신랑이 DSLR을 가지고 있어서 신랑은  그 카메라로 찍고, 저는 제 핸드폰으로 찰칵 찍어뒀네요.
(신호대기중이었음~^^;)

제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 선물같은 일들이 일어나곤 하는데요.
2주 전 아이와 함께 인천대공원에 들러 단풍이 물든 나무들 사이를 걸을 땐 풍요롭고 따뜻한 가을을 만났었는데, 오늘 저자 미팅차 인사동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후두둑 떨어지는 비와 바람에 은행잎들이 나뒹구는 스산한 가을을 만났네요. 한달쯤 전에는 하늘공원에 올라 바람에 물결치는 억새와 코스모스를 보고 돌아왔는데 말이지요.
가을날의 멋진 풍경을 이렇게 한 해에 다 느껴본 적도 없었다 싶습니다.
바쁘게 살지만, 가끔 시간이 뜻하지 않는 선물들을 안겨줄 때가 있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가을을 못느끼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생각해보니 제가 올해 가을을 어느 누구보다 다양하게 느꼈다는 결론을 내렸네요.

행복한 가을입니다.
다음엔 시간이 뜻하지 않게, 정말 반가운 사람을 만나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들면, 장동건 같은… 크하하하~^^



 
Posted by 異眼(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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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y~ 2010.11.12 0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난 장동건 만났다는 줄 알았어요~ ㅎㅎ
    그런데 포니 정말 보기 힘들고 귀한 차인데.. ㅎㅎ
    운좋게 구경을 했군요.. ㅋㅋ

  2. 구차니 2010.11.14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앗 저희 동네에서도 한번 포니 봤었는데
    웬지 몰래 찍는 느낌이 들어 운전사의 시선을 자꾸만 의식하게 되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