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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7 삼성역 수유실 이용후기 - 지하철역 수유실 현황
2009. 8. 17. 19:04

배고픈 아이에게 젖 물리는 것도 엄마는 눈치봐야 한다!?
8월 첫주(1일~7일까지)는 세계모유수유연맹이 지정한 18번째 세게모유수유 주간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 지난 2005년 당시 37.4%(생후 6개월 기준)로 우리나라 모유수유율은 비교대상인 유럽, 미국, 일본 등의 50~70%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모유수유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데도 이정도다.

이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 젊은 엄마들 게을러서 아이 젖도 안 물리고…'
물론 꼬마후는 18개월이 된 지금까지 모유수유 중이다. 나는 젖을 물리지만 그래도 이런 소리 들으면 속이 뒤집힌다.
옛날 엄마들은 다 먹였는데, 요즘은 안먹이는 게 게을러서 그렇다고?
아이 젖먹이는 거 얼마나 어려운 지 몰라서 하는 소리다. .
옛날엔 집에서 농사일하다 아이 젖물리기 쉬운 환경이었지만 지금은 환경이 다르다.
일하는 엄마들은 더더욱 그렇다.
나는 프리랜서라 11시~12시쯤 꼬마후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나온다. 그리고 7~8시쯤 집으로 돌아간다. 8시간 가량 아이를 맡기고 나오는데, 그래도 집으로 돌아갈 때쯤엔 젖이 불어 아프다. 초기엔 울기도 했다.

꼬마 후는 엄마를 얼마나 기다릴까 싶어 속도 상했다. 
곁에서는 이제 그만 끊으라고도 하지만 난 당분간 더 먹일 생각이다.
유니세프에서는 24개월까지 먹이는 걸 권한다. 나도 그정도는 먹일 생각이다.
영양가도 없는 걸 왜 먹이냐는 사람들에게 나는 늘 이야기한다.
'난 꼬마 후에게 신체적인 영양분을 주려는 게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정신적 영양분을 주려는 것이다'라고.
모유를 먹이면서 엄마랑 눈을 마주칠 때 꼬마 후의 표정은 정말 온화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엄마랑 떨어져서 불안해하고, 엄마를 하루종일 기다렸을 아이 생각을 하면 그 시간을 후에게서 뺏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직은 더 모유수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엄마들이 게을러서 모유수유 못한다는 이야기를 그리 쉽게 내뱉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엄마들은 누구보다 더 아이에게 좋은 것 먹이고 싶고, 누구보다 더 모유수유 하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못먹이게 되는 것이 가장 속상한 사람은 바로 엄마들일테니까.

모유수유가 산모와 아기에게 좋다는 인식이 확신되어감에도 마음놓고 모유를 먹일 수 있는 환경은 갖춰지지 못했는데, 엄마들 탓만 하면 안된다. 수유에 필요한 시설과 수유를 바라보는 인식은 모두 부족한 상태가 아닌가?
토요일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또 한 번 느꼈다. 칭얼대는 후를 안고 모유수유할 곳을 찾으면서 속이 참 아팠다.
어렵게 삼성역에서 수유실을 찾았고, 수유를 하고 기저귀를 갈고 나왔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지만, 참 고마운 공간이 아닐 수 없었다.

고마움과 아쉬움을 적어 볼까 한다. 좀 더 편하게, 좀 더 많은 이들이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삼성역에서 달려와 수유실 문을 열어주셨던 친절한 역무원 아저씨께도 감사드린다. 열려있던 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수유실 이용 후기
 토요일(22일), 코엑스에서 열린 슈팅코리아 사진전시회에 다녀왔다. 가면서부터 칭얼대던 후가 전시회를 보고 나오자 울음을 토하기 시작한다. 배가 고프기도 하고, 엄마랑 있으면 쭈쭈를 무는 것이 너무 자연스레 습관처럼 굳어졌기 때문이다.

엄마랑 같이 있는데, 쭈쭈를 안주니까 짜증이 섞인 울음이었다.

코엑스 1층에서 수유실을 찾아보니 눈에 띄지 않는다. 어딘가엔 있겠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아서 지하철로 달렸다.
[인터넷으로 확인하니 지하 영화관, 매가박스 옆에 있단다. 수유실이 잘 꾸며져 있다고 한다.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좋겠다.]

오는 길에 1~4호선 주요 역에 25개 정도의 수유실이 설치되어있다는 안내 문구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삼성역 매표소(지금은 폐쇄된 곳) 앞에 갔더니 팻말이 있다. 90m 가란다.


수유실 앞에 도착했다. 꼬마 후야의 아빠는 수유실에 함께 들어갈 수 없으니 밖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오겠다고 나갔다. 그러라고 대답하고는 수유실 문을 돌렸다.

헉, 잠겨있다.

칭얼대는 아이를 안고 코엑스 정문에서부터 삼성역까지 간 것도 꽤 힘들지만, 가서 문고리를 돌렸더니 잠겨있어 적잖이 당황했다. 비상벨이 곁에 있어서 눌렀다.

역무원 아저씨가 대답하신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수유실 좀 이용하고 싶은 데요….”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다다다다, 저 멀리 뛰어오는 역무원 아저씨가 보인다.

잠겨있어서 당황했지만, 이내 달려와 주시는 아저씨가 참 고마웠다.

문을 열고 불을 켜고, 설명해주신다. 더우면 선풍기를 켜고, 필요한 것들은 쓰고, 나갈 때 불만 끄고 나가면 된단다. 알겠다고 대답하고 들어가 젖을 물렸다.

생각보다는 시원했다. 에어컨이 약하게 조절되어 있는 듯 했다. 선풍기는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는 됐다.


쇼파에 앉아 젖을 물리면서 생각보다 깨끗하게 수유실이 정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자렌지, 무선커피포트 등이 있어 분유를 타는 엄마들에게도 유용해 보였다. 세면대도 있었고, 드라이어도 있었다. 아이들 옷이 젖거나 했을 때 쉽게 말리기 좋겠다 싶었다.



모유수유실이 좀 더 찾기 편하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무실 근처에 있었으면 아저씨가 저렇게 뛰어오지 않으셔도 되고, 문을 닫아둬야 할 필요도 없어 보였다. 외딴 곳에 있으니 관리를 위해 문을 잠가 둬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이용자들이 적는 일지가 보였다. 15일 하루 동안 4명이 이용했다.

좀 더 이용하기 편하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있다면 좀 더 많은 엄마들이 이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안적은 엄마들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용객들이 꼬박꼬박 일지도 적고, 불편한 점과 편리한 점을 적어야 더 좋아질 것 같아서 상세하게 고마움과 필요한 것들을 적어두고 나왔다.


지하철 1~4호선 25개 정도 역에 수유실이 마련되어 있단다(사당역, 강남역, 삼성역, 건대역 등 환승역과 큰 역에 마련된 것 같다.)
그런데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수유실을 쉽게 발견한 적은 없었다. 삼성역에서도 벽에 붙은 아주 작은 표시를 보고 따라가서 발견했던 것이고.

칭얼대는 아이를 안고 수유실을 찾느라 마음 아팠던 기억보다는 삼성역에서 수유실 문을 열어주러 뛰어오셨던 그 역무원 아저씨께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내겐 기다리는 시간이 작은 불편이었지만, 그 아저씨도 문을 열어주러 오시면서 뛰는 불편을 감수하셨으니까.

좀 더 편한 방법들이 고안되고, 보완되리라 믿는다.



모유수유, 엄마들의 노력만으로 절대 가능한 것이 아니다.
주변에 모유수유 때문에 마음 아프고, 울기까지 해 본 엄마들이 참 많다.

식당에서 비어있는 방에 가서 모유수유를 해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화장실 깨끗하게 청소해놨으니 가서 먹이라’는 사장이 있었고…. (당신 자식들 밥은 화장실에 차려 주십니까?)

어쩔 수 없어 식당 한켠에서 등을 돌리고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를 보고는 ‘창피한 것도 모르고 저런다’는 젊은 아가씨나 아저씨들의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단다. (당신은 밥 안 먹고 삽니까?)

그런 이들에게 한 소리 해주고 싶어진다.

“당신 아이도 모유수유 하긴 힘들겠다고…”

대부분은 그렇게 이해하지 못하고,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요즘 젊은 엄마들 게을러서 모유수유도 안한다고.”

게을러서가 아니라 바로 ‘당신’ 때문에 모유수유가 힘든 거라는 걸 왜 모를까?


내 아이에게 하는 모유수유 불편해도 우리 엄마들 참아가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해만 말아 주십시오, 제발!




사진 속 꼬마후는 만 17개월(08년 3월 18일 생)
Posted by 異眼(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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