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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24. 12:14

버스가 참 편리해 졌구나!

결혼 전엔 나의 애마, 액센트를 팔아치우고 대중교통을 참 많이 이용했었어요.
그런데 결혼 후에 꼬마 후의 아빠야와 함께 차로 출퇴근을 했고, 아이가 태어난 후엔 제가 주로 차를 가지고 다녀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별로 없었답니다.
그러다 꼬마 후의 아빠야 출판사가 최근 일산으로 이사를 가면서 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지요.
뭐,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차로 경인고속도로를 달리면 30~40분 쯤 걸리던 거리를 버스를 타면 50분~1시간 정도 걸려요. 물론 한번에 오는 노선은 없어서 중간에 한 번 내려 환승을 하지만, 내린 곳에서 곧바로 다른 버스를 타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오히려 운전대를 놓은 그 시간에 버스안에서 책을 보고나 원고 구상을 하는 등 저만의 시간이 생긴 셈이니까 장점도 있는 거고요.
요즘 버스를 타면서 예전에 비해 많이 편리해 졌다고 느낍니다. 물론 좀 더 좋아져야 할 점들도 눈에 띄지만요, 단점을 꼬집자면 끝이 없잖아요. 그래서 좋은 점을 먼저 말해 볼까 합니다.

버스를 탈 때 불편했던 점이 서있을 때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갑자기 차선 변경을 하고, 코너를 너무 급하게 돌아서 이리저리 휘청댔던 기억이 많아요. 요즘엔 많이 달라지셨더군요.
좋은 분들도 많이 계셔서 노인 분들이 타시거나 내리실 땐 안전하게 자리에 앉거나 내리시는 걸 확인하고 출발 하시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어서 오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 이렇게 인사를 하는 아저씨들도 많으세요.
내릴 땐 승객이 듣지 못하는데도, 인사를 하시는 아저씨를 보면서 어제는 참 감사한 마음도 들었네요.
'저런 마음으로 운전을 하시니 내가 안전하겠구나!'라는  생각에 좀 더 안전해진 것 같았고요.

오늘 아침 버스를 타고 오는데, 평소에 눈에 띄지 않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버스 앞부분은 노약자 좌석인 것은 모두 아시지요?
사진처럼 노약자 마크가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옆에 승하차벨이 하나씩 더 붙어있더군요.


[이 버스는 602번 버스(양화대교를 건너 합정역을 지나는~^^)였습니다. ^^]

바로 머리 위에 일어나면 일반인들은 쉽게 누를 수 있는 곳에 벨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팔다리에 힘이 없고, 약한 노약자들은 벨을 누르려 일어나 휘청거리다 주저앉는 일도 있었는데 그런 일을 막기 위한 작은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다른 버스회사들도 모두 이렇게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주 작은 배려지만 이곳에 앉아서 벨을 눌러야 하는 노약자들에겐 큰 수고와 위험을 덜어준 고마운 배려지요.
저도 배가 남산만해져서 지하철을 탔을 때, 만삭인 제게 젊은이들은 다 양보하지 않아도 오십대 중반 쯤 되는 멋진 '꽃중년(제 눈엔 그렇게 보이더이다)'아저씨께서 자리를 양보해 주시더군요. 괜찮다고 해도 '그래도 앉으셔야 한다.'면서요.
참 고마웠습니다. 만삭이 되면 조금만 걷거나 무리를 해도 배가 단단해지면서 아이가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요.
임신을 안해본 분들이나 미혼인 남성들은 잘 모르시겠지만요. 아내가 임신을 해본 적이 있는 남편들은 조금은 이해를 하실 것 같아요.
한밤 중에 일어나 발에 쥐가 나 땀을 뻘뻘 흘리는 아내의 다리를 주물러 본 적이 있으시면 말이에요. ^^
삼천포로 빠지려고 해서 급 마무리를 해야겠네요.

버스를 타면서 오늘 아침엔 이 작은 배려가 참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이제 버스를 타고, 주변을 다니면서 이런 작은 배려들이 더 있나 찾아보려고요.
이런 아이디어를 내시고, 실천해주신 모든 관계자 분들께 머리숙여 인사드립니다.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래도 조금씩은 더 좋아지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異眼(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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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이아빠 2009.06.24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벨이 아래 잇는건 오늘 처음 보네요. 점점 버스가 좋아지더라구요. 운전기사들 친절도 좋아지면 좋으련만

  2. Kay~ 2009.06.25 1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전 그림만 본 기억이 나네요!
    그만큼 시각주의력이 없나봐요! ㅎㅎ
    눈 크게 뜨고 다녀야지!

  3. 아디오스(adios) 2009.06.25 2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멋진데요.. 낮은곳에 배치라.. 보통 낮은곳은 버스 내리는 출구쪽만 있고 나머지는보통 위치에 있던데
    작은 배려네요.. 저같이 꾸벅꾸벅 조는사람 종종 눌러주겠군요 무릎으로 ㅋㅋㅋ

    • 異眼(이안) 2009.06.26 12: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릎이 닿을 정도로 낮은 곳은 아니에요^^
      휠체어가 바로 탈 수 있는 장애인을 배려해 새로 만들어진 버스 말고, 일반 버스에 이렇게 벨이 아래 있는 것은 저도 처음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