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터 관리규정'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6.26 아이들의 놀이터, 지켜 주세요! (3)
2010. 6. 26. 09:00
우리 아이들의 놀이터를 지켜 주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관리' 한다는 명분 하에, 사용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없애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요.
이번 놀이터 사건이 그렇습니다.


작년에 한참 떠들었었지요.
'놀이터 안전 관리 부실'
'놀이터가 우리 아이를 공격한다'
'놀이터에서 병원미생물 검출'


이런 기사들을 볼 때면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솔직히 놀이터에 안 내보내고 싶습니다.
아직 후는 놀이터에서 놀만큼 큰 아이가 아닙니다.
세살이라 놀이터 미끄럼틀이며, 그네를 혼자 탈 만큼의 힘이 아직은 없어요.
미끄럼틀은 아직 근처에 못가고, 그네도 제가 잡고 밀어주는 정도가 다예요.
한달에 한두번 이용할 겁니다.
아직 후에게는 누나, 형들이 노는 것을 구경하는 곳이 바로 놀이터랍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안전관리가 허술한 것은 사실이지요.
그럼 관리를 하면 되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관리,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관리라는 것이 그렇더군요.

각 지자체마다 어린이 공원과 놀이터에 대한 조례를 만들어 안전관리를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독일은 6개월에 한 번씩 놀이터 모래 전량을 교체하는 것을 지자체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면서요?
그래서 그런가? 이런 의무 규정들을 여럿 만든 모양입니다.

윗분들이 말하는 관리,
관리를 위해 만든 조례,
그 결과는 어떨까요?
놀이터폐지하게 된답니다.


저희 아파트는 작은 아파트라 A동과 B동이 마주보고 있고, 그 사이에 놀이터가 하나 있습니다.
C동에는 놀이터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안가봤어요.
놀이터라고 해봐야 미끄럼틀 하나, 철봉, 그네 정도만 있을 거예요.
여기에서 120 세대의 아이들이 뛰어 놉니다.
아이들이 없는 집도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놀이터를 관리하는 규정이 까다롭다며, 설문지가 돌더군요.
관리규정이 까다로우니
놀이터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잔디나 나무를 심자는 거였습니다.

찬성과 반대에 동그라미를 치게 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이 찬성에 동그라미를 쳤더라고요.
저만 반대에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그런데 반대에 동그라미 치면서도, 왜 대부분이 찬성에 동그라미를 치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안전관리 규정상 몇억 이상의 화재보험에 가입되어야 한다는 둥, 규제가 굉장히 까다롭고 어렵더군요.
부녀회장이나 관리반장들이 월급받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활동보조비 약간 받는 것인데 이런 까다로운 일, 번거로운 일 처리하기엔 힘이 부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험 가입이며 이런 것도 참 읽어보니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는 동사무소에서 처리할 수 없나요? 시에서는요?
경기도에서는요?
안되나요? 정말 안되나요?
다른데 그렇게 많은 돈을 쓰시는 데 여기 쓰실 돈은 정말 없나요?

저는 이 아파트에서 오래 살 생각이 없습니다.
한두해 안에 이사갈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그런데도 이 아파트에 놀이터가 사라지고 난 후의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매일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저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 삭막한 아파트에서, 아이들은 단 10분도 뛰어놀 곳도 없이 집안에 갇혀지내게 되겠지요?

지자체가 해야 하는 관리라는게, 규정을 만들고 놀이터 입주자들 그리고 그곳을 관리해야만 하는 대표 관리자들에게 너무 까다로운 요구만 하면 되는 걸까요?
출산률이 낮다고 젊은 여자들 애 안낳는다고, 뭐라고들 하시던데요.
애 낳아 키우는 건 쉬운 줄 아세요?
저는 아이 한둘 더 낳고 싶습니다. 그런데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데 정말 힘이 많이 듭니다.
하나 키우는 데 지쳐, 아직 둘째 가질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큰 아이에게 형제나 자매 하나 못갖게 해 줄까봐 조마심이 나지만, 아직 못갖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생각들은 해 보시고, 젊은 여자들 귀찮아서 애 못낳는다는 식의 말들을 하시는 건지요.
정말 속이 뒤집힙니다.
일하는 엄마들도 집에서 아이랑만 놀고 싶습니다. (물론 전업주부가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압니다. 저도 일년은 집에서 아이를 키우며 일했으니까요. 그런데 일하는 엄마들도 정말 어렵습니다. 퇴근하자마자 아이를 데릴러 로봇처럼 뛰어야만 하는 엄마들 심정, 아실까요?)
저처럼 프리로 일할 수 있는 사람도 이정도일진데, 일반 직장인들의 생활은 안봐도 짐작이 갑니다.

보육시설 늘리겠다, 보육료 지원 늘리겠다 말들은 많으시지만 아직 몸에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출산률 높이겠다며 큰소리 치시더니, 이 정도 작은 놀이터 하나 지켜 주시는 것도 어려우신가요?
동 전체에 놀이터 몇개 안 되던데, 세금 이런데 써주시면 안되나요?
전국 각지에 토목공사 비용으로 그 어마어마한 돈을 쓰시면서요.
아침저녁으로 출퇴근길에 보이는 양화대교 공사현장 가관이던데,
더이상 말은 하지 않으렵니다. 뭐, 정치 논리로 논쟁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이 작은 놀이터 하나 6개월마다 관리하는 비용 그건 정말 새발의 피일텐데 거기에는 쓰실 돈이 없으신가요?
작은 길 하나를 일년에 몇번씩 파헤치시던데, 한 번 만 덜 파헤치셔도 놀이터 몇개는 안전하게 관리해 주실 수 있지 않을까요?
규정만 강화하지 말고,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는 없으신가요?
출산률, 보육시설만 늘린다고 해결되진 않을 겁니다.


참 답답합니다.
답답한 아파트가 밀집한 도시들.
그 도시에 살아야만 하는 우리 힘없는 사람들.
어서 돈벌어 드넓은 집에 개인 놀이터 만들고 우리아이만 뛰어놀게 하면 그만일까요?
지금, 후에게는 개인 놀이터가 필요한 게 아니라 누나들이, 형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구경하는 게 필요할 때거든요.
저는 그런 것도 교육이고, 아이가 커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대단지 아파트 같은 곳이야 관리사무소가 있어 그곳에서 놀이터 관리규정을 모두 이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작은 아파트들에서 부녀회장이나 관리(경비)아저씨가 그 일을 처리하기엔 너무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동사무소에서 어찌 안될까요?
시에서 어찌 안될까요?

저는 부천시에 삽니다. 이번에 당선된 부천시장과 재선에 성공하신 경기도지사께 정말 없애는 것만이 안전한 놀이터 관리인지 한 번 여쭤보려고 합니다.
따지는 것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싸움도 거의 안하는데,
이건 한 번 따져 보렵니다.

안전한 놀이터 관리 조례, 정말 안전한 관리라고 보시나요?
놀이터를 없애게 만드는 족쇄가 되는 건 아니고요?

관리, 족쇄가 되면 안됩니다.
관리란, 일정한 목적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인적.물적 여러 요소를 적절히 결합하여 그 운영을 지도. 조정하는 기능 또는 그 작용이라고 사전에도 나옵니다.
어딜 봐도 없애게 유도하는 것은 관리란 말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대로 관리 해 주십시오.
적절하게 운영하도록 지도와 조정 부탁드립니다.


아파트에서 살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놀이터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 너무 불쌍하잖아요.
우리 아이들의 놀이터,
정말 안전하게 관리하고 지켜 주세요
.




*
어서, 산과 들이 넓은 곳으로 이사가고 픈 마음이 가득한 엄마의 마음으로 씁니다.
우리 아이들에게서 이 작은 놀이터마저 빼앗아가지 말아 주세요.
Posted by 異眼(이안)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구차니 2010.06.26 2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길어서 대충 읽고 리플을 달게 되네요 ㅠ.ㅠ

    솔찍히 말해서 안전과민증이 아닐까 가끔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흙뭍히고 온다고 해서 난리피우면서 소독을 하진 않았는데
    어느순간인가 부터 흙 = 죽음 이라는 느낌마저 들정도로 어느샌가 인식이 바뀌었더라구요.
    "데톨" 이라는 녀석이 그 첨두라는 느낌인데, 공포 마켓틴으로서 의료계에서 써먹는게 확실할 정도로
    잘먹혀 들고 있어 매우 씁쓸하기 까지 합니다.

    어쩌면, 어느정도 슈퍼바이러스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의미한 항생제 복용과 더불어 철저한(?) 위생으로 인해
    오히려 인간의 면역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영향도 크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법규를 위한 법규가 아닌 사람을 위한 법규여야 하는데
    법규가 규제로 작용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이래저래 싸워야 할일이 많은것 같습니다.. 후우..

  2. Kay~ 2010.06.29 14: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사후약방문이라더니....
    해결책이 폐쇄군요~
    매우 간결하고 확실한 해결법을 택한것 같아요~~
    머리 아픈것은 없애는것이 최고라는 주의.. 뭐.. 그런느낌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