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5. 04:40

스승의 날이네요.

선물을 해야 하는데, 후 유치원은 스승의 날 선물은 꽃까지도 모두 돌려보낸다고 아이들이 선물 들고왔다가 실망해서 다시 들고가는 일이 없도록 절대 보내지 말아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후에게 선생님께 편지를 쓰자고 했어요.

문제는 우리 후는 글자를 모른다는 것. ㅋㅋ

글자를 가르친 적은 없는데, 눈썰미는 좋은 편이라 몇몇 글자를 저렇게 기억해 그려내곤 하는데요.

지금은 윤 후, 윤 하, 우유, 노아영, 주황반, 해 등 몇몇 글자를 기억해 그려내는 정도에요.

*노아영? (후가 좋아하는 여자친구. 후 말로는 아영이도 후가 너무 좋다고 했다고..귀엽죠?)

아직은 제가 글자를 막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서 그냥 두고 보고 있네요. 물어보는 글자는 화이트보드에 써주는 정도만 하고 있어요. 엄마가 아들 바보만드는 건 아닌지 좀 걱정도 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란 생각에.......때인가?ㅋㅋㅋ

 

선생님께 편지쓰자~ 했더니 A4에다 제일 먼저 '윤 후'라고 쓰더군요.

쓸 줄 아는 글자가 몇 안되니 지이름부터 쓰고 보는 게 당연하죠.^^

'그 다음엔 뭐라고 쓸거야?' 했더니.... '엄마, 후는 글씨를 못쓰잖아?'

'그럼 그림을 그려. 뭐라고 하고 싶은데?'물으니 '사랑해요.....라고'그러대요.

'그럼 사랑을 그려'했더니 하트를 그리고 색칠을 했어요.

'그 다음엔 뭐라고 하고 싶어?'했더니... '아, 아프지 말라고.'

'어떻게 그릴거야?'했더니 '못그리겠는데?'

'그럼 어떻게 할까?'물으니 '아, 로보카 폴리 밴드 붙여주자.'그러면서 저렇게 하트모양 위에다 동그란 밴드 하나를 붙여주네요.

그러더니 '할말이 남았는데..... 오래오래 사세요...는 어떻게 그리지?'

'헉! 엄마도 그건 못그리겠다. 음, 그냥 밴드 붙였으니까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사세요~~~하면 안 돼?'했더니...

'아, 그럼 되겠네.'

 

 

이렇게 탄생한 후 마음을 담은 감사 편지네요.

휴...우리 아들 원하는 거 도와주려면 제가 그림을 잘 그려야하는데...제가 그림엔 꽝!!!!이거든요.

그래서 그냥 후가 직접 하도록 입으로 종알거려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게 없네요.

 

어때요? 우리 아들 마음이 잘 담겼죠?

 

 

<작품 해설>

선생님, 사랑해요.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사세요.

-윤 후-

 

 

스승의 날.

저도 선생님들, 대학과 대학원 지도교수님께 감사인사 해야 하는데요.

아이에게 한 수 배웠습니다.

감사의 마음 전하는 진짜 방법을요.

작년엔 교수님들께 꽃만 보내고 말았는데, 감사의 마음 담은 이메일이라도 한 통 직접 보내야겠습니다.

 

 

 

Posted by 異眼(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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