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4. 11:35

 

봄이네요.
곧 ‘꽃보라’가 ‘시나브로’ 떨어져서 ‘곰비임비’ 쌓이겠군요.



곧 출간될 책(제가 쓴 것 말고, 기획․진행하는 책)들 일정을 체크하다 보니 벌써 3월이네요. 봄이란 생각을 하니 아줌마인데도 ‘봄처녀’마냥 가슴이 설레네요. 그러다 갑자기 ‘꽃보라’라는 말이 생각났어요. 아, 예쁜 우리말들이 참 많은데 하고 말이에요.

얼마 지나지 않아 벚꽃이 피면 여의도 윤중로엔 사람들이 가득할 거예요. 저는 벚꽃하면 윤중로보다는 전남 순천 외곽지역에 위치한 상사초등학교가 먼저 떠올라요. 제가 다녔던 조그만 시골 학교인데, 한학년에 2~3개 반밖에 없었어요. 초등학교 시절을 시골에서 보내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일인 것 같아요. 감성이 풍부해질 기회가 그만큼 더 많은 것 같거든요. 물론 제 생각입니다만^^;
그곳은 학교 전체를 뒤덮고 있는 벚꽃이 떨어지는 ‘꽃보라’가 참 아름다웠던 곳입니다. 지금도 학교 모습은 많이 변하질 않았던데, 올 봄 친정에 가면 꼭 한번 다시 들러 보고 싶네요.

또 중3때 담임선생님은 국어담당이셨는데 ‘시나브로’란 말을 참 많이 쓰셨거든요.  봄과 관련해서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머릿속에서 제목과 같은 이런 문장이 나왔네요. 
 

봄엔 ‘꽃보라’가 ‘시나브로’ 떨어져서 ‘곰비임비’ 쌓인다.



예쁜 우리말들인 것 같아서 소개해 볼게요. 아이들에게 예쁜 우리말 가르쳐 줘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의 입에서 이런 예쁜 단어들이 나오면 더 사랑스러울 것 같아요.



꽃보라

바람에 날리면서 떨어지는 많은 꽃잎 말해요. 눈보라, 비보라처럼 바람에 무더기로 날리는 것들을 ‘O보라’라고 하면 됩니다. 결혼식처럼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색종이를 잘라 날리는 것도 ‘꽃보라’라고 합니다.

 

시나브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의 뜻으로 사물의 변화나 어떤 일의 진행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느릿느릿 이루어 지는 것을 ‘시나브로’라고 합니다. ‘바닷물이 시나브로 빠져나가 넓은 갯벌이 드러났다.’, ‘가을 산의 곱게 물든 나무가 나뭇잎을 시나브로 떨어뜨리고 있었다.’, ‘넓은 가을 들판에는 곡식이 시나브로 익어 가고 있다.’, ‘이녀석, 숙제가 하기 싫어서 시나브로 자세가 흐트러지는구나!’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느리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표현 할 때요.

 

곰비임비

사물이나 어떤 일이 거듭 쌓이거나 계속 일어나는 모양을 말합니다. ‘마당에는 하얀 눈이 곰비임비 쌓여가고 있네요.’, ‘등교시간이라 아이들이 교문으로 곰비임비 들어가고 있어요.’, ‘책을 읽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곰비임비 지식이 쌓인다.’ 이렇게 써보세요. 

그리고 조심하세요. ‘아빠, 곰비일비 술만 마시는 거야?’라는 소리 듣지 않게요.


 

Posted by 異眼(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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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YONG PAPA 2009.03.04 1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흔히 사용하지 않은 이쁜 말들이 참 많은거 같습니다.

  2. 제비꽃소녀 2009.03.26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사초등학교..^-^ 울 엄마랑 이모들이 그 학교에 다니셨는데.. 길가에 코스모스도 예쁘게 피어요. 그때도 금성약방이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울 엄마가 금성약방 다섯딸 중 맏딸 이시거든요..^-^

    • 異眼(이안) 2009.03.26 17: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저보다는 어머니께서 조금 많이 선배님이실듯 해요.^^
      제가 1~2학년 일 때 지금의 면사무소로 옮기기 전 학교 교문 앞에 있었을 때 금성약방(이름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는데..약방이있었지요)이 그 바로 앞에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거기가 금성약방이었고나^^
      약방 주인분이 연세가 그때도 꽤 많으셨던 걸로 기억해요. 저는 지금 33살이니까 어머니보다는 한참 후배 맞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