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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9 3살 아들이 알려준, 만원의 행복
2010. 1. 29. 14:30
만원이 내게 있음에
감사했던 날

- 3살 아들이 알려준, 만원의 행복

Blue Wedding저는 일하는 엄마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월급쟁이는 아니고,
프리랜서니까 집에서 아이보면서 일하면 좋겠는데, 일이 많아져 그러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덜하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개인적인 상황까지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제가 열심히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
그래서 주로 작업실에 나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저는 홍대앞에 작은 오피스텔을 작업실로 쓰고 있습니다. 집은 부천이고요.
출퇴근이 각 30~40분씩 걸립니다. 출판사들이 서교동에 많이들 있어서 이곳에 자리를 잡아 일하는 것이 유리해 그리하고 있습니다.

Blue Wedding by Bev (Sugarbloom Cupcake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보통 직장인들에 비해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워 일이 많이 바쁘지 않은 날이나 밤에 원고를 많이 써둔 날은 하루 쉬거나, 아침에 아이랑 놀아주고 오후에 나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편한 직업을 버리고 출판계로 이직할 때 걱정을 많이 하셨던 부모님도 지금은 네가 하고 싶은 일하면서 돈도 버니 좋은 것 같다고들 하십니다. 제가 이래저래 걱정을 많이 끼쳐드렸거든요.
제 아들은 지금 3살이 됐습니다. 만 23개월째 접어들었지요.
아직 모유수유 중이기에 엄마 젖을 많이 찾습니다. 저랑 붙어 있을 때면 늘 '쭈쭈'가 잘 있나 확인도 하고, 먹고, 만지고 그렇습니다.
퇴근 시간이 되고 문여는 소리만 나면, '우와~우와~ 째째째~'하면서 빙글빙글 돌며 좋아합니다. '엄마, 아빠'하면서 달려 나오면서요. 얼마나 좋아하는지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지요.delicious profile
 


1월 16일 저녁에 찍은 후 사진입니다. 핸드폰으로 찍어 흔들렸지만.. 어머니 생신인데, 초는 후가 죄다 꺼버렸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 우리 아이도 생일축하 놀이를 참 좋아합니다. 하루에 100번쯤은 하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 엄마가 뭐 사올까? 그러면 늘 하는 말이 '까까', '아시(아이스크림을 말함)', '사~자(사과를 말함)', '귤', '딸~지(딸기를 말함)', '치즈'라고 먹고 싶은 것들을 말합니다.

저녁에 퇴근할 때 하나씩 사다주면 참 좋아해요. 아이들이 다 그렇듯 말입니다. 우리 후는 과자를 잘 안먹습니다. 사다 줘도 장난만 하지 잘 안먹어요. 엄마, 아빠, 할머니 입에 넣어주는 재미로 사다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화요일 저녁, 여느때처럼 퇴근을 해서 집으로 갔습니다.
그날은 전에 사다 둔 아이스크림도 조금 남아있고, 토요일에 시장보면서 이것저것 먹을 것들을 사다 채워놓았기에 그냥 갔습니다. 빈 손으로요. 그런 날도 많았거든요. 그래도 엄마가 가면 좋아서 쭈쭈 달라고 하는 아이거든요.
delicious profile by Pedro Moura Pinhe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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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low sundae그런데 현관문을 열자 그날은 아이 반응이 달랐습니다.
'엄마, 아빠'하고 달려나와야하는 아이인데, 발을 동동거리며 좋아하면서도 달려나오지 않고 할머니 옆을 두리번거리면서 뭘 찾더군요.
'후야, 엄마랑 아빠왔는데 뭐해?'라고 했더니….
'아시…, 아시….'합니다.
그러면서 '여있지~(여기 있지라는 뜻입니다.)'하면서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숟가락을 들고 나옵니다.
허걱! '어머니 얘 왜이래요?'라고 했더니….
'엄마가 아이스크림 사올거라고 했더니 저런다.'하십니다.
아이스크림이 남아 있는 줄 알았는데, 아침에 한숟갈 정도 남은 걸 줬더니 먹고 오후에 자꾸 더 달래서 엄마가 사올거니까 저녁에 먹자고 하셨답니다.
그러니 엄마, 아빠가 들어오자 당연히 아이스크림을 사왔을 줄 알고,  숟가락부터 챙겨서 나왔던 거예요.

'어머, 후야! 아이스크림 다 먹었어? 엄마는 남은 줄 알고 안사왔는데? 어쩌지?'했더니
'아시~'하면서 실망한 표정을 짓더군요.
그러다 이내, '엄마, 쭈쭈'하면서 웃으며 안더군요. 젖을 먹이는데, 어머니가 그러십니다.
'돈이 없어 못사줄 형편이면 정말 맘아프겠다.'고요.
그랬습니다. 우리 후는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는 것도 아니고, 맛만 보이는 정도로 줍니다.
될 수 있으면 요구르트로 만든 천연아이스크림 이런 것들로요. 일반 아이스크림에는 너무 많은 첨가물들이 들어 있으니까요. 안먹이면 더 좋겠지만 올해 들어 아이스크림 맛을 본 아이가 가끔 찾네요.

mallow sundae by babymellowde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후야,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어?'라고 물었더니 쭈쭈를 먹던 후가 '응'하면서 슬픈 표정을 합니다.

'엄마랑 아빠랑 아이스크림 사러가자.'했더니 또 뱅글뱅글 돌면서 '째째째~'하고 좋아합니다.
저녁을 먹고, 옷을 챙겨 입고 근처 홈플러스에 가서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한통 사줬지요.
아이스크림 네가지맛을 고르고 있는데, '돈, 돈'그러면서 달라기에 제가 만원을 꺼내줬더니 점원에게 '아나아나~'라며 돈을 줍니다. 어른들에게는 아나아나~라고 하면 안된다고 해도 기분이 좋으면 자연스레 그렇게 말이 나오나봅니다.
점원에게 '고맙습니다.'까지 하고 아이스크림이 담긴 쇼핑백을 건네받은 후가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사실 1월에는 저희도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사무실 임대료, 아파트 대출금, 자동차 할부금 이래저래 목돈으로 나가는 것들이 많은데, 수입이 줄었거든요.
1월엔 겨우 빠듯하게 맞춰가는 형편이라 지갑에 돈이 별로 없었습니다. 저희는 카드도 쓰지 않습니다. 통장에서 현금이 바로 빠져나가는 체크카드를 씁니다.  지출이 줄더라고요. 그래서 신용카드는 다 잘라버리고 없습니다.^^;
지갑에 만원짜리 한두장이 있어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신용카드를 펑펑 쓸 때 느껴보지 못한 또 하나의 감정이기도 합니다.
집에 돌아가 할머니랑 엄마.아빠에게 아이스크림을 떠먹이며 행복해하는 후를 보며 우리 가족은 한참 웃었습니다.
후는 아이스크림을 잘 안먹고 이렇게 할머니, 아빠, 엄마 먹이는 것을 좋아하지요.

아들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아들을 행복하게 해 준 그 만원에게도 감사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만원의 행복'
을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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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異眼(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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