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3. 14:32
남산골 한옥마을 이대로 괜찮을까?
(중요 문화재는 아니지만 민속자료인데...)



충무로 남산골 한옥마을 앞은 종종 일때문에 들렀지만 내부 한옥들을 둘러본 것은 이번주 일요일이 처음이었네요.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다채로운 행사들도 열려서 서울 한복판에서 우리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있었지요.
어제 가본 '남산골 한옥마을'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분명 있어 보였습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의 소개는 제가 자세하게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이곳에서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서울시내에서 민속자료로 보존될만한 가치가 있는 가옥 5채가 이곳으로 옮겨져 있습니다. 그대로 옮기지 못한 것은 똑같이 지었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손때가 깃든 것 같아서 한옥, 참 좋아 보였습니다.
총 5채의 집중 적어도 세번째 집을 돌아볼 때까지만 해도 참 좋았습니다.
첫번째 집인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 ㅁ자형의 단아한 이 집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지요.
이렇게 단아한 집에 살았던 사람은 마음까지 예쁠 것 같았지요. 마루에 앉아 이곳에 대해 공부하는 아이들도 참 정겨워 보였습니다.

두번째 해풍 부원군 윤택영댁 재실도 좋았어요. 역시 서울시 민속자료인데 공사중이라 입장은 불가능 했어요.
담넘어 구경을 했는데도 마음에 들었거든요.

세번째 부마도위 박영효의 가옥은 참 재미있는 곳이었어요.
아주 많은 장독들이 나란히 놓인 장독도 재미있었지만 한복입어보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거든요.
꼬마 후가 삑삑삑~ 걸어가는데 한눈에 후를 사로잡은 여인이 있었네요.
키가 큰 금발의 아가씨였는데요, 외국인이 입은 한복 더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높은 마루 밑에 놓인 평상에 누워서 공부하는 한옥마을에 대해 공부하는 아이들도 정겨워 보였고요.

여기까지였습니다. 그 다음집은 조금 마음에 안들기 시작했지요.


오위장 김춘영의 가옥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ㄷ자형으로 만들어진 집 안쪽의 평상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도 하며 이집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 옆에 놓인 순두부를 만들어 판매하는 행위.
1000원에 작은 그릇에 담은 순부두 한그릇씩을 맛보는 재미, 그래 그럴 수 있겠다 이해를 하고 넘어갔네요.
민속자료인데, 그 한가운데에서 불을 피워 순두부를 만들고 판매하는 행위. 60%는 이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었지만요.
다음 집으로 이동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래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기억이 될 수 있을거야'라며 스스로 이해하려 노력했네요.

문제라고 생각됐던 것은 마지막 집.
도편수 이승업의 가옥에 들어서면서부터 였어요.


대문앞엔 '전통찻집' 간판이, 대문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천막.
이곳이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서울시 민속자료 제20호 ' 도편수 이승업 가옥의 모습이네요.
불이 난 후에나 관리하는 남대문이 생각났다고 하면 제가 너무 심한 건가요?


대문 오른편에 '전통찻집'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네요.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비닐 천막이 눈앞을 가로 막더군요.
전통차는 물론 동동주와 파전까지. 이곳은 민속자료가 아니라 술집, 상가였네요.
체험이라고 하기엔 너무 비싸네요. 한옥으로 지어진 상가 일 뿐이라는 제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요?
이 상가를 왜 서울시에서는 민속자료로 지정해 관리해 줘야 하는 것일까요?



도편수 이승업 가옥을 설명하는 안내문에는 '안채는 丁(정)자형이고 사랑채는 L자형인 평면구조이다. 전후면의 지붕길이를 다르게 꾸민 것이 특색있는 구조이다. 등등...' 이집에 대한 특징이 적혀 있는데요.
이 집을 둘러보면서는 그런 것들을 하나도 살펴 볼 수가 없었네요.
마당만 이 상점이 장악하고 있었으면 이해 했을 지도 모르겠네요.
이 집의 부엌은 이미 상점의 부엌이 되어 있었고, 안채의 마루도 이미 음식이 차려지고 손님들이 가득했네요. 사랑채는 물론 뒷쪽에 있는 정자같은 곳에도 사람들이 가득했어요.
술을 먹고 바닥에 남는 것을 뿌리기까지.



안채를 가득 매운 손님들의 모습입니다. 파전을 먹고, 동동주를 마시고 있더군요.
아이들의 모습도 꽤나 많이 보였고요. 이들을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아이들에겐 즐거운 추억이 되었을 것 같아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나쁜 건 아니지요. 그런데 왜 민속자료로 지정된 이곳이 이런 상점으로 씌여야 하냐고요.
따로 이런 곳을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지요.
경복궁 중궁전에서 파전을 파는 거랑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되는 데요...



제 눈을 가장 찌푸리게 만들었던 부엌 사진은 생략!

이 상점의 음식을 만드는 부엌으로 이용되고 있었는데, 절대 민속자료 이런 곳이라고 생각 할 수 없는 일반 상점의 부엌 모습이었습니다. 일하시는 아주머니들 세분이서 분주히 움직이고, 음식을 나르는 아저씨가 들락날락하시던 그곳.
이곳을 왜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상점 주인이 관리하게 둬야 하는 거 아닐까요?
관리비가 없어서 상점을 두어 비용을 충당하는 것인가요??? 서울시와 남산골 한옥마을 관리소에 묻고 싶습니다.
그정도 관리비용도 정말 없으세요? 차라리 입장료를 500원 받으세요. 네?



이곳이 과연 민속자료이고, 외국인들이 이렇게 많이 찾는데 보기 좋은 모습인가 싶었습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은 일본인은 물론 중국인들까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여행객들이 들러보는 곳이던데요,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문화재로 이해하고 이곳을 들를텐데 관리는 정말 아니다 싶었습니다.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지고, 민속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좋습니다.
이런 음식판매점이 꼭 가옥 안에 이렇게 들어서서 가옥을 훼손하고 있어야만 하는 것인지 남산골 한옥마을 관리소에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또 이곳을 관리해야 할 서울시 담당자에게도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은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 걸까요?
한옥으로 지어진 파전을 파는 상점이 필요했나요?



주변 공간들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더 다채로운 먹거리들도 팔고, 즐길 수 있는 주막도 열 수 있을 것 같던데요.
순두부 판매하는 곳과 이승업 가옥의 전통찻집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들이 있어야 할 제자리를 찾아 주는 것도 남산골 한옥마을과 서울시 담당자들이 해야 할 책무가 아닐까요?


그곳을 찾는 그 많은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야간에 펼쳐지는 '선비 글 읽는 소리' 행사나 '다듬이 방망이 두드려 보기' 또 한복 입어보기 체험 등은 외국인이나 우리 아이들에게도 재미있는 행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관리비가 필요하면 소중한 민속자료를 민속주점으로 이용하지 마시고 입장료를 받으세요. 500원씩만 받아도 되겠고만요. 500원 정도 낼 용의는 있다고요. 1000원이라도 내라면 내지요.
그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좀 더 뜻깊은 장소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Posted by 異眼(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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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YONG PAPA 2009.04.13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안님 글에 어느정도 동감이 가네요.
    이미 우리에게는 전통~하면 그곳에서 민속음식을 먹는게 일반화가 되어버린거 같네요. 아쉽기는 하지만..

    • 異眼(이안) 2009.04.13 15: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식문화도 중요한 부분인데, 그걸 제자리를 못찾아준 관리 실태가 안타까웠어요.
      왜 꼭 민속자료로 지정된 그 집 안에서 먹거리를 팔아야 하는 것인지요. 그 집 자체를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을텐데 다들 저처럼 실망하고 갔겠지요.
      밖에 음식을 즐기게 만들어 줄 공간들이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외국인들과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먹거리문화도 제대로 느끼게 해 줬으면 좋겠더군요. 안타까웠어요, 정말....

  2. jakesoul 2009.04.13 1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의 전통과 문화도 기껏해야 '장사'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요...
    기업이 아닌 정부에게도 먹고 사는 수단이 필요한 세상인가보네요. 씁쓸합니다. =(

    • 異眼(이안) 2009.04.14 1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럴거면 차라리 입장료를 받는 편이 더 좋겠다 싶던걸요. 정말 돌아보고 나오면서 마음 한켠이 아팠네요.
      서울시.... 숭례문도 방화로 잃고, 궁궐도 방화로 소실될뻔한 적도 있었다는데... 물론 그 이상한 사람들 탓이 크지만 관리도 정말 문제 있어 보입니다.
      공사만 한다고 다가 아닌데 말이에요. 시멘트로 단단하게 만드는 그런 공사 말고, 전통을 지키는 공사를 단디~해주셨으면 좋겠어요.

  3. 아디오스(adios) 2009.04.14 1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가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이네요..
    담에 직접가서 보고 아니다 싶으면 시청에다 글 올려야겠습니다. ㅋㅋ

    • 異眼(이안) 2009.04.15 1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닥 추천하고 싶어지지 않습니다만, 남산골 한옥마을 홈페이지를 방문하셔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날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광장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는데, 참여하면 좋을만한 행사들도 종종 있더라고요.

  4. heyckim 2009.04.15 2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있어야 할 자리를 잘 찾는것도 힘든 일인가봐요...
    세상이 그래서 다 혼돈이에요..

  5. Kay~ 2009.04.16 0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저런게 전통가옥이라고 서울시에서 관리를 해준단 말이에요?
    저곳에서의 세수가 무시 못할정도인가보죠?
    무슨 정말 잔치집도 아니고 상가집이군요..
    외국인들이 왔다가 왜곡된 우리 전통을 배우고 가는 것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