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2. 13:46

 


최근 독수리가 까치, 까마귀에게 먹이도 빼앗기기도 하고, 머리를 쪼이기도 하는 장면이 사진에 잡혀 신문에 난 것을 보았습니다. 독수리는 11월경 우리나라를 찾아 2~3월까지 월동을 하고 돌아가는 겨울철새이니 기사가 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독수리가 까치, 까마귀와 다투는 건 자연스러운 모습이에요. 서로 먹이경쟁을 해야하는 사이니까요.

하늘의 제왕이라고 알고 있는 독수리에게 한입거리도 안될 것 같은 까치, 까마귀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비는 겪이라고 놀랄 필요 없어요. 
먹이를 먹으려던 독수리가 까마귀와 까치의 등살에 꽁무니를 빼고 날아가는 장면이 종종 카메라에 포착되고, 퇴미 더미에서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독수리에게 까치와 까마귀가 텃세를 부리는 장면도 찍혔더군요. 그야말로 춥고 먹을 것이 없는 겨울철에 독수리가 수난을 겪고 있네요. 
이유는 먹이 습성 때문이에요. 우리가 생각하는 독수리는
높은 하늘을 날다 먹이를 발견하면 날쌔게 돌진해 먹이를 낚아채는 모습이지요? 하지만 독수리는 죽은 사체만을 먹는 야생의 청소부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가끔 먹이를 사냥하는모습이 목격되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 까치와 까마귀 입장에서는 그렇잖아도 먹이가 없는 겨울철, 어디선가 날아온 독수리는 먹이경쟁을 펼쳐야 하는 눈엣가시인 셈이지요. 추운 겨울철 생존을 위해 자신들의 먹이를 빼앗길 수 없으니 위험을 무릅쓰고 덩치 큰 독수리를 공격한 것이고요.

독수리의 모습 하나 더 살펴보면, 까치와 까마귀의 공격에 속절없이 당하고 있거나 도망가는 장면을 볼 수 있어요. 덩치 큰 독수리가 체면이고 뭐고 줄행랑치는 모습이라니. 그 멋진 날개는 2~3미터나 된다면서 폼인가? 사실은 부실한 다리 때문이랍니다. 독수리는 큰 덩치에 비해 다리가 부실해요. 그래서 날아오르려면 15미터 가량을 내달려야 한답니다. 활주로가 필요한 셈이지요. 바로 날아오를 수 없으니 일단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줄행랑부터 치는 거예요. 헉헉대며 내달린 후에야 날아오를 수 있는 독수리! 

매년 11월이면 천여 마리의 독수리가 겨울을 나려고 우리나라를 찾아 온대요. 그런데 먹이가 부족해 탈진해 죽어가는 독수리들이 발견되고 있어요. 2차 약물중독(약을 먹고 죽은 오리나 다른 동물을 먹어서)으로 집단폐사한 경우도 있고요.
환경파괴로 인해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어서 야생 동물의 사체를 먹어야하는 독수리도 생존에 위협을 받는 거랍니다. 또 폐기물 관리법에 의해 사람들이 기르는 가축의 모든 사체는 소각하거나 매립해야만 하고요. 그런 실정이다 보니 독수리에게 먹이로 노출되는 동물의 사체가 거의 없는 상태라 독수리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11월부터 3월까지 버티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지요.


일부 단체에서 독수리 먹이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데, 이 또한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요. 한곳에만 모아두면 독수리가 조류질병으로 집단 폐사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곳에 나눠 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요.
우리나라를 찾아 온 손님 독수리!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멸종위기동물 2급으로 보호되고 있는 귀한 손님인데요. 독수리들이 월동지에서 겨우내 잘 쉬었다 갈 수 있는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관련 글 : 길조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까치야, 까치야]

Posted by 異眼(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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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異眼(이안) 2009.01.12 13: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이 글은 아이들 과학잡지에 자연다큐 기사를 쓰다가 갑자기 정리를 해 본 내용입니다.=

  2. TISTORY 운영 2009.01.14 1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티스토리 입니다^^
    회원님의 포스트가 현재 다음 첫화면 카페.블로그 영역에 보여지고 있습니다. 카페.블로그 영역은 다음 첫화면에서 스크롤을 조금만 내리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님께서 작성해 주신 유익하고 재미있는 포스트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다음 첫화면에 소개 하게 되었으니, 혹시 노출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티스토리와 함께 회원님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과객 2009.01.14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까치는 집단공격을 한다고 하더라구요.(까마귀는 잘 모르겠음.;ㅅ;)
    약한 동물들의 나름 지혜라고나 할까요^^~

    잘보다 가요~

    • 異眼(이안) 2009.01.14 1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방문 감사합니다.
      DMZ 장단반도에서 찍힌 사진들로 지금 기사를 쓰는 중인데, 정말 까치들이 떼로 모여있더라고요.
      독수리를 공격하는 모습들도 보이고요.
      기사 자료정리하다가 이 포스팅 먼저 올렸던 거라 자료가 부족했네요. 다음에 사진들이랑 좀 더 보충해서 포스팅 수정해봐야겠어요.

  4. ㅇㅇ 2009.01.14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까치랑 까마귀를 없애버려요!

  5. 2009.01.14 13: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Kay~ 2009.01.14 13: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다음 메인에 떴네요!
    추카 드립니다. ~~~

  7. 2009.01.14 1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시에서는 비둘기들이 난리고 요즘 까치랑 까마귀들도 많아진것 같아서 걱정이네염 ㅠㅠ

    • 異眼(이안) 2009.01.14 1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유적지며, 관광지며, 한강다리며, 도시 건물 외벽이며 온통 똥칠을 해대는 비둘기들.
      농사 지은 수확물을 다 먹어대는 까치와 까마귀들.
      그게 다 인간들이 벌여놓은 일이라네요.
      우리 탓을 해야지 어쩌겠어요. 그래도 아직은 늦지 않은 거겠지요?

  8. 사돈 2009.01.14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수리 울 친정동네에 많다~

    • 異眼(이안) 2009.01.14 14: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은별언뉘, 그러게 이거 철원 근처 이야기에요.
      철원평야에 독수리 많이 오잖아요.
      사돈이라니까 은별언뉘인거 티난다.
      반가워요, 언니!

  9. 2009.01.14 14: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10. 뽀용 2009.01.14 1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져부려~~ㅎㅎㅎ~

  11. 코붕 2009.01.14 15: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안??? 아파트??ㅋㅋㅋㅋ
    추천 눌러줌~

  12. . 2009.01.14 17: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뭉참치면 살고 이승만 대통령 생각나네요 ㅎㅎ
    싸고 맛있는 제과빵 3500이벤트중 http://cafe.daum.net/bbangvillage

  13. 맛없는녹차 2009.01.14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수리만한 까마귀도있대요

  14. 2009.01.14 1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5. 모피우스 2009.01.14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수리에 관한 연관글이 있어서 트랙백 걸었습니다. 이안님께서 쓴 글과 제가 아는 것과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새 중에 까마귀는 가장 영리한 조류에 속하고 있으며 독수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독수리는 어른이라서 애들과 놀아준다고나 할까... 먹이를 주는 조류 전문가님 왈... 독수리가 너무 순해서 그렇다고 이야야기를 합니다. 제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먹이 사슬이 확실한 녀석들의 무리에서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의 위엄과 행동을 보여주고 까마귀와 제비는 교활하게 먼저 배를 채웠습니다.

    독수리가 본격적인 먹이 식사 시간이 되면 정말로 주변 서열이 확실하게 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안님이 올리신 글에 관한 영상 자료로 갖고 있는데 시간이 되면 올려보도록 할게요.

    까마귀가 독수리를 올라타는 모습과 시비를 거는지 장난을 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제게 있습니다. 실제로보면 아이가 어른에게 장난을 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 異眼(이안) 2009.01.14 23: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동영상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독수리들끼리는 먹이를 먹을 때 서열이 확실하다는 건 알고 있어요(다른 동물들-까치같은-까지 적용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들은 대체로 유조(어린독수리)들이라고 들었습니다. 추운 겨울이 닥친 몽골을 촬영차 다녀오신 분에 따르면 실제로 몽골에서는 서열대로 먹느라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기다리는 어린 독수리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까치에게 쪼이면서도 머리를 그냥 숙이고 있는 동영상을 보노라면 아이랑 장난치는 제모습(아이가 제 머리를 쥐어뜯어도 그냥 대주고 있거든요ㅡ.ㅜ) 같긴 하던데... 독수리가 굶주려 탈진해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면 먹이를 놓고 장난을 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던데요(차라리 정말 모피우스님 말씀처럼 제가 잘못알아 장난치는 모습을 오해한 것이라면 좋겠습니다ㅡ.ㅜ). 오늘은 장단반도에서 독수리가 독수리를 먹는 모습을 촬영하셨다는 연구원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철새 독수리가, 우리나라를 지키는 텃새 까치가, 다른 새들이 넉넉히 먹고 잘 머물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모피우스 2009.01.15 0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안님 말씀처럼 제가 독수리를 보고 있는 장소는 김덕성선생님께서 관리는 잘 하시는 곳이어서 굶주려 탈진해 힘들어하는 독수리가 적은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몰라서 어른과 아이를 비유했는데 정확한 사실을 좀더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관찰을 통하 사실에 바탕으로 말씀 드렸습니다.^^* 독수리 주변에 까치와 까마귀 녀석들이 함께 있는데 녀석들이 먼저 음식에 먹은 후에 독수리들이 먹이를 먹는데 서로간에 눈치가 장난 아닌 것 같아 보였습니다.

      동영상은 시간이 날 때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편안한 시간되세요.

    • 異眼(이안) 2009.01.15 0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더 몰라요^^
      모피우스님은 직접 보신 거잖아요.
      저는 자료 조사와 연구원님들께 전화해서 들은 걸로만 정리한 거니까요.
      모피우스님 말씀처럼 먹이가 여유있는 곳이면...어쩌면...까치와 까마귀, 독수리가 먹이경쟁 없이 낙원처럼 어울려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안좋은 건가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건가? 잘모르겠네요.
      아무튼 저는 독수리든, 까치나 까마귀든 굶주리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만 드네요.^^

  16. 산적 2009.01.15 0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까마귀는 잘 모르지만 까치는 조류계의 깡패라지요? 다구리에는 장사없다는데 까치떼가덤비먄 매나 독수리도 함부로 하기 어려울꺼 같아요

  17. 김정현 2009.01.15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군생활을 경기도 포천에서 했거든요

    가을철 근무서다 보면 항상 보이는게 까치들이 까마귀를

    다대일로 공격하거나 쫓는 장면이었는데...

    설마설마 독수리까지 당할줄은 몰랐네요^^

    가장 장관이었던게 까치 20~30마리가 까마귀 2마리를 쫓는데

    정말 까마귀가 측은해 지더라구요 ㅎㅎ